와인칼럼6 정민영의 보르도 샤토 방문기 (2) 종교가 없는 사람도 마태 복음에 나오는 “두드려라, 그러면 문이 열릴 것이다.”라는 구절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종교적으로 해석을 한다면 ‘작고 소소한 일이라도 하나님께 구하고 바라라’는 뜻이며, 교훈적으로 해석을 한다면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에 옮겨라!’이쯤으로 해석이 되는 것 같다. 생각은 누구라도 한다. 그렇지만 그 생각을 현실 앞에 앉혀 놓고 실행을 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주춤한다.누구에게나 다음과 같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잠자기 전에 생각을 골똘히 하면서 “맞네, 이렇게 하면 되네! 이런 현상이 닥치면, 이렇게 해결하면 깔끔하게 끝나겠네!”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한다. 잠이 들기 전에 나름대로는 모든 현실을 조정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마치 제갈공명처럼 그리고 징기스칸 같은 용맹.. 2025. 5. 26. [최태호의 와인 한 잔] 먼 훗날 지구상에는 수많은 생물이 서로 경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어떤 종은 성공적으로 진화해 번성하고 어떤 종은 환경 적응에 실패해 사라진다. 진화론의 창시자 찰스 다윈은 1859년 저서 ‘종의 기원’을 발표했다. 모든 생물은 신이 만들었다는 창조론을 믿었던 당시에는 다윈의 진화론을 부정하면서 엄청난 논란이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 다윈의 진화론은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과 더불어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견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대 생물학은 물론 철학, 사회학 등의 바탕이 되고 있다.생물의 진화에는 목적과 이유가 없다. 우연히 나타난 수많은 생명체 중 살아남은 것들은 번성하고 환경이 바뀌어 적응을 못한 것들은 도태된다. 이렇게 생태계는 우연에 의해 유지되고 발전해 왔다. 생명의 이유? 자연은 그런 걸 굳이 따.. 2025. 5. 26. 정민영의 보르도 샤토 방문기 - 1편 ‘보르도’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와인’일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산지이니까. 그리고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들. 사람들마다 미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그랑 크뤼 샤토들 중에서도 예쁜 샤토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지역이 생-줄리앙(Saint-Julien)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 자리잡고 있는 샤토들 중에는 샤토 그뤼오 라로즈(Château Gruaud Larose), 샤토 베슈벨(Château Beychevelle) 그리고 샤토 라그랑주(Château Lagrange)는 조경을 예쁘게 해놓아서 점심 도시락을 싸 들고 가서 피크닉을 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다. 생-줄리앙은 일반적으로 마고(Margaux)지역의 여성스러운 부드러움과 포이약(Pauillac) 지역의 .. 2025. 5. 21. [전유리의 와인 브릿지] 남 프랑스의 봄, 와인과 사람으로 피어나다 – 샤토뇌프 뒤 파프 봄 축제 Day 1 (2) 봄 축제의 문을 연 와인 한 잔(2) 2023년 이 지역의 기후 특징을 보면 생육기의 충분한 수분 공급과 더불어 건조하고 더운 여름, 그리고 충분히 불어온 미스트랄로 요약할 수 있고, 이러한 특징이 곰팡이 질병 피해 없이 양질의 포도를 수확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덧붙여 생산자들은 아로마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발효와 숙성 과정에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시멘트 탱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러한 테루아적 특성과 양조 기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2023년 샤토뇌프 뒤 파프 화이트 와인은 풍부한 아로마와 함께 산도와 미네랄의 균형 또한 좋은 빈티지로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 이제 막 출시한 와인을 맛보니 이러한 좋은 평가에 대해 고개가 끄덕여졌다. 풍부한 아로마를 보여준 와인들 중에서도 클레레트가.. 2025. 5. 9. [전유리의 와인 브릿지] 남 프랑스의 봄, 와인과 사람으로 피어나다 – 샤토뇌프 뒤 파프 봄 축제 Day 1 (1) 햇살이 가득한 남 프랑스. 반짝이는 론 강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 새 큰 자갈이 가득한 포도밭이 보인다. 갈레(Galets Roulés) 라고 부르는 자갈로 덮인 포도밭은 바로 샤토뇌프 뒤 파프 (Châteauneuf-du-Pape) 라는 아름다운 와인 마을을 상징하는 풍경이다. 오랜 전통과 깊은 역사 속에 자리한 이 마을에서는 매년 봄, ‘레 프렝탕 드 샤토뇌프 뒤 파프(Les Printemps de Châteauneuf-du-Pape)’ 축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새로운 빈티지의 와인을 병입하여 출시하며 세상에 선보이는 자리이다. 2025년 4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100개가 넘는 와이너리가 참여하여 그들의 최신 빈티지는 물론 일반 샵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올드 빈티지까지 아낌없이 내놓았다. 지.. 2025. 5. 9. [최태호의 와인 한 잔] 1. 자연, 인간의 합작품 아이스와인 ‘추운 겨울, 아이스와인과 다크 초콜릿 어때요’. 처음엔 초콜릿 속 카카오성분 탓에 약간 쓰지만 아이스와인의 단맛이 이내 쓴맛을 수그러지게 한다. 아이스와인의 단맛과 초콜릿의 진한 맛이 혀를 통해 몸과 마음으로 녹아내린다. 차갑지만 겨울에 제격이다. 최초의 아이스와인은 1794년 독일 남서부 프랑켄지역에서 이른 서리에 얼어버린 포도로 만들어졌다. 포도의 수분이 얼어 즙이 농축돼 당도와 산도가 높다. 당시로는 경이로웠던 달콤함으로 인기를 끈 제조 기술은 독일의 전 와인 생산지로 퍼져나갔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본고장인 독일에서는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1979년부터 후발주자 캐나다가 뛰어들어 생산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2000년 독일 오스트리아 캐나다는 수세기 동안 지속된 전통 방식을 지키기 위해 아이.. 2025. 5.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