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페보 in 더 센트] 트렌드로 읽는 주류 문화 ep.1
안 취하고, 3차까지 OK! 젠지들의 논알콜 사랑
술을 마시지 않아도 괜찮은 시대. 아니, 오히려 안 마셔야 더 힙한 시대다. 최근 몇 년 사이 논알콜 주류 시장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탄생이다.
2025년 국내 논알콜 맥주 시장은 약 95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불과 5년 전에 비해 250% 수준에 달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논알콜을 찾고 있을까?
이 트렌드를 이해하려면 꼭 기억해야 할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Sober Curious — “왜 마시는가”를 묻다
소버 큐리어스는 하나의 철학이다.
"술을 끊은 건 아니지만, 굳이 마셔야 할까?"
자신의 음주 습관을 의식적으로 점검하고 선택하겠다는 주도적인 태도이다. 금주와는 엄연히 다르다. 자기 자신에게 집중한 ‘절제의 시대’를 살아가는 젠지들의 자연스러운 질문이자 스스로의 선택이다.
Healthy Pleasure — “건강하게 재밌자”
헬시 플레저는 말 그대로 건강한 즐거움. 술을 완전히 끊기보다는 저도수 혹은 논알콜을 선택하며, 덜 자극적이고 더 지속 가능한 음주를 추구한다.
맛과 분위기를 즐기면서도, 건강과 컨디션을 챙기는 것. 이제 ‘잘 마시는 것’보다 ‘잘 관리하면서 노는 것’ 이 멋있어 보이는 시대다.
흐름의 중심에 있는 젠지
팬데믹 이후 건강과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젠지 세대의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다.
오가닉 식품, 요가, 러닝, 마인드풀니스. 그리고 이제는 ‘술 마시는 방식’ 조차 이 흐름 안에 있다. “술을 덜 마시는 대신, 더 오래 논다.” 이게 요즘 젠지들의 사고방식이다.
도쿄 출장에서 발견한 또 다른 힌트: 스마도리족
지난 5월 도쿄 출장 중 마주한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
술집 한켠에서 고도수 쇼추를 마시던 50대 옆 테이블, 20대들은 3도짜리 말차사와를 홀짝이며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2~3시간 동안 사와 한두잔을 마시는 게 전부다.
일본에서는 이런 일부 사람들이 스마도리족이라 불린다. '스마트하게 음주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맥주 대신 홋피(호피), 와인 대신 논알콜 와인, 하이볼 대신 무알콜 칵테일을 즐긴다. 늦은 밤까지도 컨디션을 해치지 않으며 ‘지속 가능한 밤’을 만들어가는 그들.
세대마다 달라진 음주의 방식이 하나의 문화로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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